'남성용 피임 젤' 개발, 영장류 실험 성공 (연구)

원숭이 실험에서 100% 피임 효과

남성용 피임 젤이 영장류 실험에서 100%피임 효과를 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shutterstock.com)


미국이 개발해온 ‘남성 피임 젤’의 동물(영장류) 실험이 성공을 거둠에 따라 새로운 형태의 피임 가능성이 활짝 열렸다. 캘리포니아 국립영장류센터에 따르면 피임을 중단할 수 있으며, 상대적으로 간단한 정관수술 형태로 설계된 남성 피임약 ‘바살젤’은 영장류 실험에서 100% 피임 효과를 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영장류 실험에서 높은 신뢰도와 효과가 입증됨에 따라 ‘남성 피임 젤’은 인간의 산아제한 정책에도 반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 방울의 젤은 정자를 운반하는 튜브(정관)에 주입돼 장기간 지속되는 장벽으로서 기능을 발휘한다. 이에 앞서, 영장류보다 더 작은 동물 실험에서는 간단한 중탄산나트륨 용액으로 젤을 씻어내면 피임을 쉽게 중단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수컷 원숭이 16마리에게 젤을 주사한 다음, 임신이 가능한 암컷 원숭이 3~9마리와 함께 사는 우리로 보냈다. 또 최소 1회의 번식기 동안 원숭이들을 관찰했다. 연구팀은 수컷 원숭이들의 약 절반을 2년 동안 암컷들과 함께 살도록 했다. 이 기간 중 임신 사례는 전혀 없었으며, 수컷 원숭이들에게 염증 등 부작용도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연구의 주요저자인 캐서린 반데부르트 박사는 “원숭이 모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컷의 생식기가 인간과 매우 비슷하고, 원숭이가 인간보다 더 많은 정자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남성들의 피임약 선택에는 지난 수십 년 동안 큰 변화가 없었다”고 말했다. 피임을 중단할 수 있는 가역성이 낮은 정관수술과 콘돔이 있었을 뿐이다. 또 “남성들이 신뢰성 있고 중단할 수도 있는 피임약의 존재를 안다면 큰 매력을 느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남성 피임약에 대한 진전은 거의 없었으나, 최근 들어 다양한 접근법이 가능성을 엿보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지난해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성 호르몬 피임약은 여성 경구용 피임약만큼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호르몬을 변화시키는 젤·약·주사와 관련된, 우울증·여드름·성욕과잉증 등 원치 않는 부작용을 극복하는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바살젤 피임법은 정자 생산을 방해하지 않으며, 인체 호르몬 수치를 변하게 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부작용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정관수술과 마찬가지로 정자는 고환에서 계속 생산되지만, 사정되지 않고 녹아서 몸에 자연적으로 흡수된다. 하지만 정관이 잘리고 양쪽 끝이 소작(지짐)되는 정관수술과 달리, 바살젤 피임법은 피임을 중단할 수 있는 가역성이 있어서 잠재적으로 더 많은 남성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반데부르트 박사는 “바살젤 피임법은 여성의 자궁 내 피임장치(IUD)에 가깝기 때문에 매일매일 염려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 사업을 지원한 비영리단체 ‘파르스무스 재단’(Parsemus Foundation)은 “성공적인 원숭이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자금을 확보하는 즉시 인간에 대한 실험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내용은 ‘기초·임상 남성의학’ 저널에 발표됐으며,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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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섹스 로봇의 진화는 어디까지?

    온라인 포르노가 인터넷의 성장을 이끌었듯 섹스를 위한 휴머노이드의 개발은 이미 로봇공학 분야에서 기술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합니다. 섹스 로봇 업계에서는 2050년이면 인간과 로봇의 결혼이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것으로 예측하기도 하는데요. 이렇듯 섹스 로봇은 인공지능(AI), 바이오, 로봇공학 등이 융합하면서 점점 진화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람의 신체를 본 뜬 성인용품 '리얼돌'이 섹스 토이로서 각광을 받았다면, 지금은 감정을 표현하고 고객의 취향에 따라 남성과 여성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탑재한 섹스 로봇의 전성시대가 도래한 셈입니다.  원래 섹스 로봇(Sex Robot)은 인간의 성행위를 대신 수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로봇을 의미하는데요. 2009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성인 엔터테인먼트 엑스포 2010》(Adult Entertainment Expo 2010)에서 트루컴패니언사가 선보인 ‘록시(Roxxxy)’가 최초의 여성 섹스 로봇이었습니다. 키 170cm, 몸무게 54kg의 여성 형태의 이 로봇은 란제리 속옷 차림을 하고 있고, 합성고무 소재로 실제 인간 피부와 같은 질감을 구현했습니다. 신체 안에 내장된 랩톱 컴퓨터와 피부 센서가 소유자와 다양한 형태의 쌍방향 접촉이 가능하게 만들어 주고, 해당 로봇과 초보적인 대화가 가능한 점, 소유자의 촉각에도 반응한다는 점에서 론칭 당시 상당히 센세이션널한 반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당시 고객의 취향에 따라 피부색, 머리 색깔, 성격을 선택할 수 있었고, 1대당 가격은 7,000∼9,000달러(약 790만 원~1,020만 원) 수준이었죠. 최근 등장한 섹스 로봇 중에선 미국의 리얼보틱스(Realbotix)가 개발 중인 '엑스 모드(X-Mode)' 버전의 섹스 로봇 하모니(Harmony)가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중입니다. '하모니'는 인공 지능 센서가 탑재돼 표정과 감정을 표현하고 겉은 실리콘 소재로 피부의 질감을 표현해 인간의 외형과 비슷하게 제작되었습니다. 내부에는 금속 척추·갈비뼈·질·항문 등이 내장되어 있고, 사용자의 터치나 말, 행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다양한 얼굴 표정과 입 모양까지 사람처럼 행동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가령 '하모니'에게 "나 다른 여자랑 얘기해도 돼?”라고 물으면 '싫다'라고 거부하며 질투하는 모습도 보여준다고 하죠. 한편 중국 기업 AI Tech는 ‘엠마(Emma)’라는 휴머노이드 애니매트로닉스 섹스 인형을 출시했습니다. 엠마는 고무 탄성을 가진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졌으며 머리를 움직이고 눈을 깜박이며 영어와 중국어로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엠마 속에는 만지면 신음 소리를 내는 터치 센서가 내장되어 있고, 로봇 온도가 섭씨 37도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만질 때 따뜻해서 정말 사람 같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고 합니다. 게다가 인공지능 센서의 특성상 소유자가 로봇과 더 많이 이야기할수록 로봇이 소유자에 대해 더 잘 알게 되고 더 똑똑해지는 특징이 있죠. 그 밖에 섹스돌 지니에서 선보인 AI 기술 인형, '마벨라'는 로봇 소유자와 대화할 수 있는 사용자 맞춤형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갖추고 있고, 움직이는 눈, 입술, 심지어 목을 돌릴 수 있는 능력 덕분에 더욱 로봇과 관계를 시도할 때 더욱 생생한 경험을 제공한다는 평입니다. 섹스 로봇을 개발하는 회사들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인간에게 좋은 반려자가 되는, 좋은 파트너가 되어 즐거움과 안락함을 안겨주는 로봇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언젠가 섹스 로봇이 반려자를 찾지 못한 사람들의 결핍을 채울 완벽한 인간 대체재가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남성이 원하는 섹스 로봇은 단순한 성욕의 해소 대상일까요? 물론 로봇의 비닐팩과 관이 여성의 자궁을 대체하긴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섹스 로봇을 통해 인간의 외로움을 해소하는, 근본적인 이성 친구로서의 기능에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영화 <그녀>의 인공지능도 진짜 여성 같으나 현실에서 존재할 수 없는 남성 이용자 맞춤의 감정 노동을 다하는 가짜 여성이었기 때문에 더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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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궁경부암 백신, 1회 접종도 효과 있다(연구)

    자궁경부암은 다른 암과 다르다. 발병 원인의 99% 이상이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궁경부암은 대개 HPV 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다. HPV 백신은 보통 3회 접종이 권장된다. 그런데 예방 접종을 한 번만 받아도 세 번 받은 것과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텍사스 대학교, 위스콘신 대학교 등의 연구진은 평균 나이 22세의 여성 1,620명을 대상으로 HPV 백신 접종을 받은 적이 있는지, 받았다면 몇 번 받았는지, 현재 HPV에 감염되었는지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HPV 백신의 효과는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방 접종을 받은 여성들에 비해 받지 않은 여성들은 HPV에 감염된 비율이 높았던 것. 그러나 접종 횟수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접종을 한 번만 받은 여성과 두 번 받은 여성, 그리고 세 번 모두 받은 여성 사이에 중요한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던 것. HPV 중에 대부분의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16형, 18형을 예로 들자. 예방 접종을 받은 적이 없는 이들 중 HPV 16형 또는 18형에 감염된 비율은 12.5%. 한 번 접종을 받은 이들의 감염률은 2.4%. 차이가 뚜렷하다. 그런데 두 번 접종을 받은 이들의 감염률은 5.1%, 세 번 모두 접종을 받은 이들의 감염률은 3.1%였다. 통계적으로 차이가 미미했던 것이다. HPV 백신 접종을 받는 나이는 대개 10대에서 20대 초반. 그 또래 청소년이 주사를 맞고, 한 달 기다려 또 맞고, 여섯 달 후에 다시 맞는 과정을 완수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아쉬쉬 데쉬무흐 교수는 “우리 연구를 시작으로 백신 접종 절차가 단순해지길 기대한다”면서도 “충분한 근거가 쌓일 때까지는 3회 접종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 결과(Prevalence of Human Papillomavirus Infection by Number of Vaccine Doses Among US Women)는 ‘미국의사협회지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이 싣고, 건강 포털 코메디닷컴 등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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