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암 신경독성 치료, 성인기 성생활에 영향(연구)
소아암 치료가 훗날 어른이 됐을 때의 성생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전국어린이병원 비키 레흐만 박사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소아암 환자로 고강도 신경독성 치료를 받았던 성인은 대조군보다 성관계를 갖거나 아이를 가질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그러나 소아암 치료가 성년기의 성관계 만족도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미국암학회(ACS)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15세 이하 어린이 약 1만 380명이 암 진단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소아암 가운데 백혈병(약 30%)과 뇌·척수종양(약 26%)이 가장 흔한 편에 속한다. 암은 지난해 어린이 1,200명 이상의 사망 원인이었다. 수술·화학요법·방사선요법 등 암 치료법의 눈부신 발전 덕분에, 암 진단을 받은 어린이 환자의 80%는 5년 이상 생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치료에는 위험이 뒤따를 수 있다. 예컨대 뇌종양 치료에 사용되는 두개골 방사선은 뇌의 성장에 해를 끼쳐 장기적으로 신경인지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많은 연구 결과 밝혀졌다. 종전 연구에 의하면 소아암 치료에 따른 신경인지 장애는 성인기의 사회적 상호작용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으나, 소아암 치료가 성심리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연구팀은 20~40세의 소아암 생존자 144명과 같은 연령·성별의 소아암 치료를 받지 않은 144명을 대상으로 연구했다. 연구팀은 참가자 전원에게 성심리 발달, 성만족도, 부부(연인)관계 만족도 등에 관한 설문지를 작성하게 했다. 연구팀은 아동기 암 치료의 뇌 독성 문제를 밝혀내기 위해 연구 대상자들의 진료기록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소아암 치료를 받은 사람들은 성심리 발달, 성만족도 및 부부관계 만족도 측면에서 소아암 치료를 받지 않은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종전에 신경독성이 강한 치료를 받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성관계를 갖거나, 부부관계를 맺거나, 자녀를 가질 확률이 더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소아암 치료의 유형은 성만족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경인지 장애가 어떻게 생존자의 사회적 결과를 저해하는지 등을 규명하기 위해선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건강관리 종사자들이 소아암 생존자, 특히 고강도 신경독성 치료를 받은 환자의 성문제를 평가하고 성심리 치료를 받게 할 경우, 잠재적인 어려움을 예방하거나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내용은 ‘암’ 저널에 발표됐으며, 영국 의학전문 매체 ‘메디컬뉴스 투데이’가 보도했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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