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원인, 술 자체보다는 술 먹는 장소에 있다(연구)
미국 대학에서 여학생을 상대로 한 성폭력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가운데 문제의 원인은 술 그 자체가 아니라 술을 어디서 마시느냐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대학협회(Association of American Universities)’가 27개 대학 15만 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여대생의 23.1%가 물리적인 힘, 완력 행사 위협 등에 의해 원치 않는 성적 접촉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는데 그 주원인은 술과 약물이었다.
‘알코올과 약물 연구 저널(Journal of Studies on Alcohol and Drugs)’에 실린 이번 연구에 따르면 술이 있는 곳에 성폭력이 있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정기적으로 술집과 파티에서 술을 많이 마시는 남학생들은 성폭력을 저지르는 확률이 더 높았다.
1,000명의 남학생이 참여한 추적 조사 결과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대학 입학 초와 첫 5개 학기 중 학기를 마치는 시기마다 자발적으로 온라인 질문서에 답을 하도록 했다. 학생들은 지난 학기에 얼마나 자주 파티에 갔는지를 답했다.
데이터는 익명으로 처리했고 성폭력을 저지른 적이 있는지를 직접 묻는 대신 간접적인 질문을 통해 추정하는 방식을 취했다. 예컨대 “얼마나 자주 성교를 원치 않는 여성에게 술이나 마약에 취하게 해서 성관계를 하려고 시도했는가”와 같은 질문을 던졌고, 그에 대해 ‘예’라고 답하면 성적 공격행위를 한 적이 있는 것으로 간주했다. 이 같은 질문에 대해 5개 학기 중에 한 번이라도 그런 적이 있다고 답한 남학생은 18%였다.
당초 규칙적으로 술을 많이 마시는 남학생들은 성폭력을 저지를 확률이 더 높을 것으로 보였지만 자기통제나 반사회적 행동, 섹스에 대한 태도 등을 고려한 뒤에 나온 결과는 그 같은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술집과 파티에 자주 참석하는 남학생들은 성폭력을 더 많이 저지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의 주저자인 버펄로 대학의 마리아 테스타 연구원은 “술집과 파티의 분위기에 끌리는 남자들은 성적으로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학생들을 교육해 파티와 술집을 더욱 안전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이신우 기자 help@bodi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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