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 헤엄 못치게...' 신개념 남성피임약 개발 초읽기
영국 과학자들이 콘돔과 정관수술을 대체할 남성 피임약을 개발하고 있어 오는 2021년 신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수십 년 동안 콘돔·정관수술의 믿을만한 대체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이렇다 할 진전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 영국 과학자들이 정자의 헤엄치는 능력을 없애 남성을 일시적 불임으로 만드는 비밀을 발견했다. 이에 따라 남성들이 성관계 전에 복용하는 피임약이 개발돼 수많은 커플의 성생활에 변혁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영국 울버햄프턴 대학교와 포르투갈 아베이루 대학교 공동연구팀은 작은 ‘디자이너 화합물’(designer compounds)을 만들고 이것이 정자 속으로 몰래 들어가 정자의 꼬리를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데 성공했다. 정자가 헤엄칠 수 없으면 여성의 난자와 만나 수정시킬 수 없다. 트로이의 목마처럼, 정자에 몰래 침투하는 화합물인 ‘세포 침투 펩타이드’는 아미노산의 짧은 사슬로 인간 세포의 작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연구의 성공으로 남성이 성관계 몇 시간 전에 복용하는 피임제 또는 성관계 몇 분 전에 코에 뿌리는 피임제를 개발할 가능성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섰다.
연구팀은 피임제의 효과가 며칠 내에 없어지며 이는 남성이 다시 가임능력을 갖게 됨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여성은 피임약 복용을 몇 주 또는 몇 달 전에 중단해야 임신을 기대할 수 있다. 이 남성용 피임약은 여성들이 예컨대 조짐편두통(migraine with aura)이나 혈전의 위험이 커지는 등의 의학적인 이유로 피임약을 복용할 수 없는 경우 많은 커플에게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동물실험 등을 거쳐 2021년 초까지 남성용 피임약 신제품을 내놓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전 세계의 연간 피임약 판매 규모는 130억 달러(약 14조 7,29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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