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애자 남성, 게이보다 30%적게 벌어
양성애자 남성들이 게이(동성애자 남성)인 직장동료들보다 돈을 30% 더 적게 버는 등 영국에서 차별대우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알렉스 브리슨 교수(교육학)는 영국의 약 2천 개 직장의 근로자 2만 명의 소득자료를 고속처리 방식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에 따르면 양성애자 남성의 평균 시급은 9.39파운드(약 1만 3,050원)로 이성애자 남성의 평균 시급 12.30파운드(약 1만 7,090원)보다 31%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게이의 평균 시급은 13.33파운드(약 1만 8,520원)로 이성애자 남성보다 1.03파운드 더 많았다. 소득수준이 게이〉이성애자 남성〉양성애자 남성 순이었다.
이번 연구는 지난 2011~2012년 시행된 직장·고용관계 조사에 바탕으로 둔 것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또 레즈비언(동성애자 여성)의 평균 시급은 9.87파운드(약 1만 3,720원)로 이성애자 여성의 평균 시급인 9.97파운드와 비슷한 것으로 분석됐다. 양성애자 여성의 평균 시급은 9.58파운드였다. 소득수준이 이성애자 여성〉레즈비언〉양성애자 여성 순이었다.
한편 브리슨 교수가 비슷한 직업 및 직장에서 일하는 비슷한 연령의 사람들을 비교한 결과에 의하면 성적지향이 다른 세 그룹 간에 상당히 큰 임금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직업이 비슷한 근로자들을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성적 지향에 대한 평등기회를 보장하는 직장에서도 양성애자 남성의 평균 시급은 이성애자 남성보다 20%가 더 적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임금 격차는 모든 직장 및 직업에서 확인됐으며, 수도와 지방을 가리지 않고 나타났다. 비슷한 직업에서는 게이의 평균 시급이 이성애자 남성의 평균 시급보다 5%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다고 브리슨 교수는 밝혔다.
연구팀은 게이와 이성애자 남성 간, 양성애자 여성과 이성애자 여성 간의 임금 격차는 없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성적 지향을 명시적으로 언급해 평등기회를 보장한 직장에 고용되지 않은 경우 레즈비언은 이성애자 여성보다 시급이 약 30% 더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영국에서 수행된 이 같은 유형의 연구는 차별금지법이 통과된 2003년과 2010년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연구는 게이·레즈비언 312명, 양성애자 118명, 이성애자 1만 8,635명, 성적 지향을 밝히지 않은 986명의 사례를 분석했다.
브리슨 교수는 고용주들이 종업원들의 성적 지향을 알았는지 아닌지를 밝히지 않아 종업원들이 차별대우를 받았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을 연구의 한계로 꼽았다.
영국의 성소수자 인권단체인 ‘스톤월’의 한 대변인은 “양성애자들이 차별대우 받는다는 증거가 있다”며 “자체 연구 결과 양성애자들이 레즈비언·게이와 달리 특이한 차별대우를 받고 있음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의 ‘직장 평등지수 및 직원 조사’ 결과에 의하면 직장에서 롤모델을 발견한 비율은 게이 동료들이 53%, 레즈비언 동료들이 42%인 데 비해 양성애자들의 경우 1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이 내용은 영국사회학회의 ‘직장·고용 및 사회’ 저널에 발표됐으며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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