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V에 저항하는 ‘슈퍼 히어로’ 박테리아 찾았다
일부 여성의 질 속에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저항하는 ‘슈퍼 히어로’ 박테리아가 자연적으로 존재하며, 이 박테리아는 백인 여성들에게서 가장 흔히 발견된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최근 보도했다.
영국 리버풀대학교 연구팀은 질 속에 유산균 크리스파투스(L. Crispatus) 박테리아를 가진 아프리카 르완다 성매매 종사자들이 HIV에 걸릴 확률이 낮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슈퍼 히어로’ 박테리아는 질에 존재하는 5가지 형태의 박테리아 중 하나다.
이에 따라 연구자들은 모든 여성의 질에서 슈퍼히어로 박테리아를 활성화하는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 활생균)를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HIV 감염률이 높고, 슈퍼 히어로 박테리아를 갖고 있는 여성들이 거의 없는 아프리카에서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산균 박테리아는 젖산을 만들어냄으로써 질 내부의 약산성 pH(수소이온농도)를 유지해 박테리아·효모·바이러스를 죽이거나 번식하지 못하도록 한다. 어떤 유산균 종은 침입자에 대해 자연적인 방호벽 역할을 함으로써 질 속의 점액을 강화하는 것으로 일부 연구에서 시사됐다.
연구자들은 1만 ~ 1만 2,000년 전에 인간이 우유를 발효시키고 요구르트·치즈 같은 음식을 섭취하기 시작했을 때 질 속에 유산균 보호성분이 생겼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질 건강에 좋은 것으로 오랫동안 여겨왔던 모든 유산균 박테리아가 똑같이 생성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지난 2011년 시행된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형태가 서로 다른 5개의 박테리아 공동체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4개는 서로 다른 유산균 종에 의해 지배된다. 그러나 나머지 1개는 다양한 미생물의 혼합으로 이뤄져 있고, 박테리아성 질염과 관련이 있다.
연구에 따르면 박테리아 공동체는 백인 여성의 경우 슈퍼 히어로(유산균 크리스파투스) 박테리아가 우세했고, 아시아 여성의 경우에는 유산균 이너스(L. iners) 박테리아가 우세했다. 이에 비해 흑인·히스패닉 여성의 박테리아 공동체는 다양한 종류의 박테리아로 구성돼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크레이그 코헨 교수(산부인과학·생식과학)는 슈퍼 히어로 박테리아가 포함된 ‘락틴브이’(LACTIN-V)라는 질 내 프로바이오틱스에 대한 임상실험에 착수했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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