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 감퇴, 폐경과 밀접한 관계(연구)
기억력 변화(감퇴)는 폐경 여부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종전 생각보다 10년 이상 더 일찍 일어날 수 있다고 미국 하버드 대학신문 ‘하버드 가젯’이 최근 보도했다.
폐경기로 접어들 때 기억력 변화와 건망증을 호소하는 여성들이 많다. 그러나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들은 여성의 삶에서 인지능력의 변화가 10년 이상 더 일찍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해주지 않는다.
하버드의대 부속 브리검 여성병원(BWH)은 45~55세 여성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기억력과 두뇌활동의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실제 연령’이 아니라 ‘생식 연령’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여성의 삶에서 가장 엄청난 호르몬의 변화 중 하나가 폐경기로 이행하는 단계에서 발생한다는 점에 착안해 연구의 초점을 중년기로 옮긴 결과 기억회로망의 조기 변화를 발견했다.
이번 연구보고서의 주요저자인 에밀리 야콥은 “전통적으로 노화에 관한 인지신경과학 연구가 목표로 삼은 연령 범위보다 10년 이상 더 일찍 기억회로망의 변화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노화는 65세에 갑자기 일어나는 게 아니고 미묘한 신경·인지 변화는 그보다 더 일찍 발생한다”며 “그 변화의 발견에는 개인의 성·생식 상태(생식 연령)가 숫자상의 나이(실제 연령)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기능적 자기공명영상(MRI)을 활용해 남녀 200명을 대상으로 뇌 기억회로망의 국지적 및 네트워크 수준의 변화를 관찰했으며, 실험 참가자들의 언어기억을 테스트했다. 스크린에 두 단어를 보여주고 그걸 이용해 한 문장으로 만들어보라고 한 뒤, 그 단어를 제대로 기억하는지 테스트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폐경 여부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폐경 중 감소하는 ‘17베타 에스트라디올’ 등 스테로이드 호르몬 수치를 측정했다. 전반적으로 에스트라디올 수치가 낮을수록 학습·기억과 관련된 대뇌 부위인 해마에서 더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또 이 호르몬 수치가 낮은 사람들은 기억력 테스트에서 더 나쁜 성과를 보였다.
연구보고서 수석 저자인 질 골드스타인 하버드의대 교수는 “우리 연구는 성 스테로이드 호르몬이 기억기능에서 하는 독특한 역할 등 성 기능이 노화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중요하고 복잡하다는 점, 그리고 나이가 듦에 따라 생기는 두뇌의 놀라운 변동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이가 들면서 온전한 기억기능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은 이 시대 공공보건 분야의 가장 중요한 도전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 내용은 최근 신경과학저널에 발표됐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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