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체조협회, 코치들 성추행 의혹으로 전전긍긍
리우 올림픽 악영향 우려
미국 체조협회가 코치들의 성추행 의혹을 잘못 다뤘다는 보도에 대해 미국 체육계 고위관계자들은 우려와 좌절감을 감추지 못했다.
미국 지역지 인디애나폴리스 스타는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체조협회가 다수의 코치들과 미성년 여자선수들이 관련된 여러 건의 성추행 의혹을 파악하고도 당국에 수사를 의뢰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미국 체조협회는 신인선수의 능력개발 프로그램부터 엘리트 선수들의 리우올림픽 출전에 이르기까지 체조 운영 전반을 관리하는 단체다.
미국 체조협회를 고소한 성추행 피해자와 인디애나폴리스 스타의 보도에 거론된 코치들 가운데 한 명과 관련된 성의혹 사건에 대한 심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체조협회 고위 관계자 두 명이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은 성의혹 피해자 또는 피해자의 부모가 협회에 피해사실을 신고할 경우에 한해 수사를 의뢰한다는 방침에 따랐다고 해명했다. 그같은 요건을 갖추지 않은 신고는 ‘소문’으로 간주했다고 고위관계자들은 덧붙였다. 그러나 미국 체조협회 소재지인 인디애나주 법은 미성년자 성추행의 경우 의혹단계일지라도 다른 당사자들이 신고하게 돼있다.
이 보도는 어리고 유능한 선수들이 올림픽이라는 최고의 무대에서 실력을 선보이려 할 무렵에 나왔다는 점에서 우려를 더하고 있다. 미하이 브레스티언 미국 여자올림픽팀 부코치는 리우올림픽 현지에서 진행된 미국팀의 첫 시즌 훈련 직후 “어린 선수들이 당장 성추행 위험에서 벗어나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하고 “우려하고 있지만, 우리는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성추행 의혹에 심란하며 왜 하필이면 그게 지금 벌어졌는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여자 기계체조 세계선수권 3연패를 자랑하는 시몬 바일스는 “소셜미디어에 오르내리는 팀원들이 없어서, 성추행 의혹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시몬 바일스는 올림픽 전종목 금메달 리스트(5관왕) 유망주로 기대되고 있다. 체조 관계자들은 팀의 경기가 시작되는 화요일 이전의 마지막 며칠간 훈련에 그룹의 관심이 쏠리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매사추세츠에 체육관을 갖고 있는 브레스티언 부코치는 체육관 소유자들이 코치들을 조심스럽게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체조하러 오는 모든 사람을 컨트롤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하고 "코치들을 유심히 체크하고 있지만 24시간 커버할 수는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스티브 페니 미국체조협회 회장(CEO)은 이메일로 “어린 사람이 성범죄의 희생자가 돼 감당하기 힘든 심적 부담을 갖는다는 것은 가슴이 찢어지고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성범죄 피해자 및 가족들이 느끼는 분노에 공감한다”며 “그래서 미국 체조협회는 스포츠훈련 안전수칙을 준수하고, 성추행에 관한 신고가 처음 들어올 때 당국에 수사를 의뢰하도록 회원들을 독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성추행 의혹을 계기로, 성추행을 적발하는 책임 소재를 가리고 강력 대처하는 방안 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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