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V, 적절한 약물 치료 받으면 전염 안된다(연구)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에 양성반응을 보이는 동성애 남성들이 적절한 약물 치료를 받을 경우, 콘돔을 착용하지 않은 채 성관계를 해도 감염의 우려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과 덴마크 코펜하겐대의 8년에 걸친 공동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2010~2018년 유럽 14개국 출신의 동성애 커플 약 1천명에 대한 ‘항 레트로바이러스 치료’(ART)의 임상 결과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HIV에 양성반응을 보이는 동성애 남성들도 약물을 매일 복용하는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ART)를 받으면 성관계 때 콘돔을 끼지 않아도 감염의 우려가 전혀 없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 커플들은 8년 동안 콘돔을 착용하지 않은 채 약 7만 7천 회에 걸쳐 항문성교를 했으나 HIV 감염 사례는 없었다고 밝혔다. 또 원래 HIV에 음성반응을 보인 동성애 남성 15명이 연구 기간 중 양성반응을 보였으나, 이들은 다른 파트너에게서 HIV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동성애 커플 중 한 사람이 HIV에 양성반응을 보여 ART를 받는 경우의 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평가한 것으로는 최대 규모다. 또 이성애자들이 아닌 동성애 남성들의 HIV 감염 위험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연구 결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ART는 HIV에 양성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의 감염 위험을 줄여주나, 그들을 치료할 수는 없다.
현재 세계적으로 HIV에 감염된 성인 및 어린이는 미국의 약 100만 명을 포함해 모두 3,67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HIV 감염자를 조기 발견해 속히 ART를 받게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 내용은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에이즈 관련 회의에서 발표됐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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