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남편감과 애인감 어떻게 나눌까?(연구)
성적으로 더 자유분방한 여성들은 단기 파트너와 장기 파트너를 나누는 명확한 기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워릭대의 최근 연구 결과다. 이에 따르면 우연한 성관계를 편하게 여기는 여성들은 장기파트너보다는 단기 파트너에게서 큰 키·근육질 몸매 등 긍정적인 유전 특성에 더 많이 끌리는 경향이 있다.
이 연구 결과는 ‘이중적인 성 전략’ 가설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 가설에 의하면 여성들은 단기적 관계와 장기적 관계에서 각기 다른 남성을 파트너 감으로 물색함으로써 진화적 적합성을 극대화한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나오미 K. 머글리튼 교수는 “사람들의 성적 선호는 결코 마구잡이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성애 여성들이 섹시하다고 여기는 남성의 특성, 예컨대 큰 키·검은 피부색·잘생긴 외모 등은 그 남성이 좋은 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신호다. 장차 태어날 그 남성의 자녀가 건강하고 몸이 탄탄할 것이라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마음이 따뜻하고, 안정감이 있고, 지위가 높은 남성들은 그들이 장차 자녀들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줄 수 있다는 신호다.
따라서 여성들에게 슬기로운 전략은 하룻밤 지내는 애인감으로는 유전자가 좋은(섹시한) 남성을 좋아하고, 남편감으로는 물질적으로 전망이 밝은(마음이 따뜻하고, 부유한) 남성을 선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성들의 성적 경험은 제각각이다. 따라서 연구팀은 성적으로 더 자유분방한 여성들이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과연 이런 슬기로운 전략을 택할지 알고 싶었다. 연구팀은 인도·미국 여성 459명에게 가상의 ‘짝 달러’(Mate Dollars)를 제공해, 단기 파트너와 장기 파트너의 특성을 구입하는 데 쓸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성적으로 더 자유분방한 여성들이 좋아하는 단기 파트너의 특성과 장기 파트너의 특성은 뚜렷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단기 파트너의 특성으로 사려 깊은 성격· 인내심· 높은 사회적 지위· 좋은 수입 등 물질적 특성보다는, 근육질과 좋은 몸매·운동성·음성 등 유전적 특성을 더 선호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성적으로 자유분방한지 여부를 가르는 뚜렷한 기준은 없다. 하지만 발표하지 않은 추가 연구 결과에 의하면 상대적으로 더 보수적인 여성들은 장기적 관계에 대한 일종의 편견을 갖고 있다. 즉 보수적인 여성들은 ‘원나잇 스탠드’(하룻밤 사랑)를 할 엄두를 내기 힘들다는 뜻이다.
이 내용은 ‘성격과 개인차’저널에 발표됐다. 연구 논문 제목은 ‘자유분방한 성생활, 여성들의 단기적인 짝과 장기적인 짝에 대한 선호도의 차이 촉진’(Unrestricted sexuality promotes distinctive short- and long-term mate preferences in women)이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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