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게이 데이팅 앱 '그라인더', 성병 검사 푸쉬 알림 제공한다

세계 최대 동성애자 데이팅 앱인 그라인더가 3~6개월 주기로 HIV등 성병 검사를 권유하는 푸시 문자를 보내기로 했다. (사진=shutterstock.com)


세계 최대의 동성애자 앱인 ‘그라인더’(Grindr)는 전 세계 이용자 360만 명에게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등 각종 성병 검사를 권유하는 푸시 알림 특별서비스를 주기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 앱은 3~6개월에 한 번씩 문자 알림을 보내 가까운 클리닉에서 HIV 검사를 마음 놓고 받도록 권유할 방침이다. 푸시 알림 특별서비스에는 동성애자들에게 친화적인 클리닉과 지원단체에 대한 광고도 실릴 예정이다. 이 앱은 현재 수신자의 허락을 받아 문자 알림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동성애를 혐오하고 법적으로 처벌하는 인도네시아 등 일부 국가에서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번 조치는 펜실베이니아주 저소득 농촌지역의 시험 버전이 큰 성공을 거둠에 따라 취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동성애자들의 약 4분의 1은 HIV 검사를 받은 적이 전혀 없고, 약 46%는 1년 넘게 검사를 받지 않았다.

 

‘그라인더’는 양성애자 또는 동성애자를 위해 만들어진 앱이지만, 주로 남성 동성애자들을 겨냥하고 있다. 뉴욕시 보건국 부국장인 디멘터 다스칼라키스 박사는 “그라인더가 HIV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되는 피임법·약물,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온 사람들을 위한 치료 등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널리 퍼뜨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HIV 감염률이 모든 집단에서 급감했다. 그러나 일부 남성 동성애자 집단, 특히 젊은 층과 라틴계에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08년 이후, 남성들과 성관계를 맺는 남성들(MSM) 사이의 전반적인 HIV 감염률은 약 14% 감소했다. 그러나 라틴계의 25~34세 남성 동성애자들 사이에서는 HIV 감염률이 약 5.7% 증가했다.

 

민간단체 ‘건강한 온라인 커뮤니티 건설’의 이사 댄 올파일러는 “그라인더가 데이트 상대를 찾는 것만큼 쉽게, HIV 등 성병 검사를 받게 하고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그는 “성병 검사는 남성 동성애자가 자신과 파트너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흑인과 라틴계 이용자를 겨냥한, 비슷한 특별 서비스가 제공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라인더는 2015년 샌프란시스코 에이즈재단과 협력해, 일부 의사들이 HIV 예방약 ‘프렙’(PrEP)을 처방할 때 인종 차별을 하는 실태에 대한 조사에 자금을 지원했다. 조사 결과, 일부 의사들이 백인 환자들에게 훨씬 더 자유롭게 프렙을 처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들은 라틴계와 흑인 환자들의 경우 그 동기를 의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각종 성병 검사를 권유하는 그라인더의 알림 특별서비스는 이용자들의 건강 생활화를 위한 일련의 최근 조치 가운데 하나다. 그라인더는 지난 봄, 이용자 프로필에 HIV 감염 여부와 최근 검사일자 등을 기록하는 섹션을 새로 만들어 운영에 들어갔다. 또 라틴계의 HIV 감염률을 낮추기 위해 극복해야 할 가장 큰 장벽이 언어라는 민간 운동가들의 지적에 따라, 건강 정보를 스페인어로 번역하고 있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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