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안 대고 오르가슴…'에로 최면' 화제
손을 쓰지 않고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는 ‘에로 최면’이 최근 인터넷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의 동영상 ‘손을 전혀 쓰지 않고 오르가슴을 느끼게 하는 에로 최면’(Erotic Hypnosis for a Hands free Orgasm)은 그 좋은 사례다. 36분 분량의 이 동영상은 현재까지 330만 명 이상이 시청했다.
이 동영상의 여성 최면술사는 “아무것도 걱정하지 말라. 이것은 관능적이고, 성적이며, 편안한 오디오 경험이 될 것”이라는 말로 ‘에로 최면’의 안내를 시작한다. 그리고 매우 표준적인 명상과 심호흡 연습을 시킨다. 약 13분 뒤, 그녀는 잠기지 않은 문의 반대편에 있다고 밝힌다. “난 거기 있어요. 나체로, 당신을 향해 미소를 짓고 있죠. 당신에게 손을 내밀고 있어요. 당신을 원해요.”라고 주문을 외듯 속삭인다. 그리고 약 21분 지났을 때부터 약 10분 동안 거친 숨소리로 오럴섹스를 제공한다. 그리고 몇 분 동안 음담패설과 신음 소리 등을 낸다. 사실, 그녀는 라면을 먹고 있었을 뿐이라고 한다.
이런 ‘최면 페티시즘’(Hypnofetishism), 즉 에로 최면은 BDSM (구속·지배·가학·피학) 커뮤니티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 커뮤니티에서 에로 최면은 역할극에서 ‘권한의 양도’(power exchange)의 역할로 이용될 수 있다. 유튜브를 뒤져보면, 이사벨라 밸런타인이나 애너벨 파탈 등 옛 여성 최면술사들의 비디오를 볼 수도 있다. 그녀들은 인터넷에서 ‘에로 최면’ 테이프를 팔아 수익을 올렸다. 이런 사람들은 보통 무면허이지만, 나름대로 추종자들을 많이 확보했다. 오늘날 유튜브 등 인터넷에도, 돈은 못 벌지만 똑같은 일을 하는 아마추어들이 엄청나게 많다.
최면은 레크리에이션과 재활을 목적으로 수세기 동안 사용돼 왔다. 하지만 그 효과를 입증하는 대규모 연구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또 유튜브의 에로 최면술사 대부분은 공인을 받지 못하고 있고, 미국 임상최면학회(ASCH) 회원도 아니다. 따라서 에로 최면을 임상치료의 한 형태로 간주해선 안 된다.
성행동을 연구하는 신경과학자 니콜 프라우제 박사(리베로스 LLC연구소)에 따르면 최면 오르가슴은 이론상 검토 대상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그녀는 “물론 과학적으로, 자극이 없다고 오르가슴을 느낄 수 없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뇌를 분석해보면, 인간은 성적 쾌감을 통제하고, 요구하면 언제든지 즉각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게 돼 있다는 것이다. 프라우제 박사는 “하지만, 최면으로 오르가슴에 분명히 도달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너무 지나친 비약”이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또 임상 환경에서는 아직 ‘핸즈프리 오르가슴’을 느낀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말만으로 오르가슴을 느꼈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2년 전 에로 최면을 발견했고, 단 한 번에 오르가슴에 도달했다는 남성 조는 “상상 밖으로, 자위행위에 못지않게 강렬하고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에로 최면에는 불응기가 없어 한 번 오르가슴을 느낀 뒤, 곧바로 다시 느낄 수 있는 게 큰 특징”이라고 밝혔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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