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도 없는 '성병'이 항생제 내성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혀 들어본 적이 없는 성병이 최근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바로 ‘마이코플라즈마 제니탈리움’(mycoplasma genitalium, MG)이라는 성병이다. 박테리아가 일으키는 성병이며, 여성에게 불임과 조산을 일으킬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엔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남성의 경우 음경 분비물이 나오거나 소변을 눌 때 후끈거리고, 톡 쏘며, 통증을 느끼는 등 증상을 보일 수 있다. 또 여성의 경우에는 질 분비물이 나오거나, 성관계 중 통증·출혈, 생리기간 사이의 출혈, 배꼽 밑 골반 통증 등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1980년대 처음 발견된 이 성병은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자궁경관 염증, 남녀의 요도염, 여성의 골반 염증 등을 초래할 수 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성인 1백 명 가운데 1명꼴이 이 성병에 걸려 있으며, 전희 등 단순한 성행위로도 감염된다. 이 성병은 대부분 단순한 소변검사 또는 질 내부 또는 음경의 분비물을 찍어낸 면봉으로 진단할 수 있다. 항생제 또는 페니실린으로 치료할 수 있다.
호주 멜버른의 왕립여성병원 수잔 갈랜드 교수는 “MG 환자들의 최소 50%가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며 이 때문에 치료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성 건강 자선단체 FPA의 나키카 할릴 대표이사는 “MG는 몸 안에서 증상을 전혀 일으키지 않고 살 수 있는 작은 유기체 또는 박테리아”라며 “이 박테리아는 질병 또는 스트레스로 급속히 증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영국인의 경우 16~44세의 약 1%가 이 성병에 감염돼 있다”며 “콘돔을 사용하는 안전한 성관계가 최선의 예방책”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성병의 감염이 우려될 경우 즉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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