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이정미 대표 “동성혼 합법화 추진하겠다”
국내에서도 동성끼리의 결혼이 합법화될 것인가? 원내정당의 대표가 동성혼 합법화 추진 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날 기독교 보수단체에서는 동성혼을 큰 목소리로 반대해서 동성혼 합법화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15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퀴어문화축제에 참석해 “우리 사회 다양한 가족제도를 인정하는 동반자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면서 “(한국을)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동성혼을 법제화하는 국가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2001년 네덜란드에서 처음 동성결혼이 허용됐고 20개 나라에서 동성혼이 허용되고 있으며 ‘생활동반자관계’를 인정하는 나라를 포함하면 35개 나라가 동성 커플의 법적 지위를 보장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지난 5월 타이완에서 동성혼 금지가 위헌이라는 결정이 나와 동성혼 합법 국가가 됐다.
이 대표는 지난해 300명 국회의원 중에 유일하게 퀴어 축제에 참여했고 올해에는 당 대표가 된 지 3일 만에 국회의원 개인이 아니라 정당의 대표로 참석해서 동성혼 합법화를 화두로 던졌다. 정의당에서는 심상정 전 대표가 대선 정국에서 동성혼 합법화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냈으며 이번에 이 대표가 진일보한 목소리를 낸 것.
이 대표는 “중요한 것은 국민의 눈높이가 아니라, 인권의 가치를 존중하고 시대의 변화를 따르는 제도의 개선”이라며 “많은 분이 국민 눈높이를 이야기하는데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인권과 부합하지 않는 인권이 따로 없다”며 “태어날 때부터 자신의 성(性) 정체성 때문에 범죄자로 낙인찍히는 사회를 극복하는 것이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나가는 첫발”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동성혼 합법화와 함께 군형법 92조6항을 개정하는 등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제도를 바꿔가겠다고 말했다.
‘퀴어(queer) 문화 축제’는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의 문화축제로 2000년부터 매년 여름에 열리고 있다.
동성혼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이날 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 준비위원회는 서울 대한문 광장에서 행사를 개최하고 동성애와 동성혼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날 행사에서 최낙중 서울 해오름교회 목사는 “동성애자들은 에이즈, 매독, 곤지름 등 성병에 쉽게 노출돼 있어 평균수명이 짧다”면서 “자연의 섭리를 거슬러 남자와 남자, 여자와 여자의 성적 결합을 장려하고 부추긴다면 하나님을 거역하는 죄를 저지르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 이종승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 총회장도 “대통령과 국무총리, 국회의원, 정부관료, 서울시장이 인권을 보호한다면서 정작 (성 소수자들이) 어기는 법과 윤리, 도덕 문제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면서 “동성애와 동성결혼 문제는 한국사회의 미래와 직결돼 있으므로 죄는 밉지만, 사람을 미워해선 안 된다는 자세로 사랑으로 저들을 품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성주 기자 stein33@bodi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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