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인터넷에 LGBT 콘텐츠 게시 금지
중국에서는 앞으로 성소수자인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와 관련된 콘텐츠를 일체 인터넷에 올리지 못한다.
중국 정부는 최근 동성애 등을 '비정상적인 성행위'로 규정하고 온라인 비디오·오디오 콘텐츠에 이를 표현하지 못하도록 검열하는 내용의 새로운 온라인 규정을 발표했다.
중국넷캐스팅서비스연맹(CNSA)이 발표한 이 새 온라인 규정은 2012년 공표된 첫 가이드라인에 바탕을 둔 것이다.
이 규정에 따르면 앞으로 중국 검열단은 온라인에 올라오는 모든 콘텐츠를 검토해 ‘핵심 사회주의 가치’를 준수하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검열 대상에는 다른 ‘음란물’과 ‘폭력· 범죄 과정’ 및 사치스러운 생활습관을 조장하는 콘텐츠 등도 포함됐다.
이 같은 조치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을 제한·지도하는 집권 공산당의 역할을 재확인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쏟는 노력의 일부로 해석된다.
따라서 앞으로 승인되는 중국 콘텐츠는 “조국을 찬양하고, 영웅을 칭송하고, 시대를 노래로 찬양하고, 인민들이 올바른 역사적·민족적·국가적·문화적 견해를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중국의 LGBT 전문잡지인 ‘게이 보이스’(Gay Voice) 측은 소셜미디어에 “잘못된 새 규정은 그렇지 않아도 편견과 차별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 LGBT 사회에 이미 큰 해악을 초래했다”고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이에 앞서 중국 정부는 TV 드라마에서 다른 ‘비정상적인 성관계’와 ‘부적절한 성행위’는 물론 동성애를 금지했다. 동성애 고교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웹드라마 시리즈 ‘어딕티드’(Addicted, 상은)가 지난해 인터넷과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갑자기 사라졌다.
중국 검열단은 영화의 LGBT 콘텐츠를 금지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카우보이들의 동성애를 다룬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2005)은 상영이 금지됐다. 또 최근에는 영화 ‘에이리언 : 커버넌트’에서 동성 간 키스 장면이 삭제됐다.
동성애자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첫 번째 영화 ‘매카트니를 찾아서’는 2016년까지 중국 상영이 승인되지 않았다. 베이징 퀴어 영화제는 중국 공안의 습격과 관련자들의 체포로 얼룩졌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한 중국 기술회사가 올해 초 동성애 데이팅 앱인 ‘그라인더’(Grindr)를 사들였다. 또 중국 최대의 동성애 데이팅 사이트인 ‘블루드’(Blued)는 국영 신문 ‘베이징 뉴스’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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