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커플 험담하면 파트너와 유대감↑
한 커플이 다른 커플의 흉을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면 다른 커플에 대한 평가를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당신이 어떤 사람과 사귀고 있을 때, 다른 커플과 어울리는 것은 좋다. 하지만 ‘당장 다른 커플에 관해 이야기해야 직성이 풀린다‘는 식으로 줄곧 대화를 나누느라 시간을 온통 허비하는 커플도 적지 않다.
다른 사람에 대한 증오감을 상호 표출함으로써 유대감을 갖는 이유에 대해 연구한 사우스플로리다대 제니퍼 보슨 교수(심리학)는 “그게 비열한 험담처럼 들릴 수 있지만, 난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성향에 연연해 다른 사람들을 비난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는 것은 좋지 않다. 그러나 다른 커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의 대부분은 그들이 우리와 어떻게 다른지 토론을 벌이는 것이며,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보슨 교수는 “얼핏 직관에 어긋나는 것으로 들릴 수 있지만, 이런 대화는 파트너와 더 가깝게 해준다”고 밝혔다.
그녀에 따르면 처음에 누군가를 알게 됐을 때, 서로 싫어하는 사람에 대한 험담을 나누면 유대감이 생길 수 있다. 싫어하는 사람에 대한 생각을 어떤 사람이 나와 공유한다면 그는 나에게 속마음을 털어놓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같은 행동은 두 사람 사이에 신뢰감과 친근감을 형성한다. 이런 감정은 파트너십을 통해 지속해서 발생한다.
보슨 교수는 “어떤 대상을 똑같이 싫어한다는 것을 알게 됨에 따라 생기는 긍정적인 효과는 두 사람이 이미 연인 관계에 있는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사람을 평가하는 게 전부는 아니다. 두 사람이 연인관계에 있을 때, 다른 커플들이 전혀 긍정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는 것을 볼 경우에도 자신들의 파트너십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즉, 다른 사람들의 관계에 대해 싫어하는 점이 무엇인지 알아채면, 종전에는 눈치채지 못했던 자신의 단점을 파악하고 관찰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녀는 “그러나 당신네 커플이 험담하는 경향이 있고, 당신네 관계에 대해 만족감을 느끼기 위해 다른 사람을 깔아뭉개야 한다고 느낀다면 이는 당신네 관계에 적신호가 켜졌음을 뜻한다”고 경고했다. 그녀는 “모든 관계는 각양각색이고, 커플을 외양으로 관찰하는 것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복잡성이 있음을 결코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경우 다른 사람의 파트너십을 평가하는 입장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건설적인 비판에서 비열한 비난으로 넘어갈 경우에는 파국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보슨 교수는 “모든 의견을 다른 사람들의 관계에 대한 험담이 아니라, 생산적인 대화로 활용해 적극 표현한다면 좋은 커플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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