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정자 골라내는 '자기 레이더' 장치 개발
시험관 아기 시술 성공 가능성 높아질 것으로 기대
시험관아기(IVF, 체외수정) 시술에 앞선 검사 때 정자를 죽이지 않고 건강한 정자를 골라낼 수 있는 일종의 ‘자기 레이더’ 장치가 영국에서 개발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셰필드대 연구팀이 정자의 샘플을 죽이지 않고 최상급의 건강한 정자를 식별하는 ‘자기공명 분광’(magnetic resonance spectroscopy) 장치의 개발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정자의 건강성 검사를 한 뒤 정자 샘플을 폐기처분하고 또다시 샘플을 채취해야 했다. 검사 과정에서 정자가 죽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장치의 개발로 그럴 필요가 없어져 IVF 시술의 성공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건강한 정자를 찾아내는 레이더 역할을 하는 이 장치는 난임의 원인이 남성에게 있을 경우에 임신 및 출산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새로운 스캐너 장치로 살아있는 정자의 분자구조를 검사하기 위해선 사다리가 필요하다. 강력한 자석을 이용하는 이 장치는 정자에 펄스 에너지를 쏘아 반응 신호를 듣는 방식으로 레이더처럼 작동한다.
파괴적인 다른 검사법에서와 달리, 저에너지 펄스는 정자를 손상시키지 않기 때문에 IVF 시술에 사용할 수 있다.
영국의 경우 6명 중 1명꼴이 난임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매년 약 5만 쌍의 부부가 IVF 시술을 받는다. 또 난임의 주요 원인이 여성에게 있는 것으로 아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2014년 IVF 시술 사례 중 49%가 남성에게 원인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나이가 듦에 따라 정자 수가 줄고, 정자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셰필드대 마틴 팔리 교수(방사선과)는 “자기공명분광법(MRS)은 암 등 다른 질환에 이미 적용됐지만, 생체 정자의 검사에 사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영국의학연구위원회 자금지원을 받은 이 연구 결과는 학술지 ‘분자 인간생식’ (Molecular Human Reproduction)에 발표됐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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