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중 동의없이 콘돔 빼는 행위 늘고 있다
성관계 중 상대방의 동의 없이 몰래 콘돔을 빼는 행위(stealthing)가 늘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성관계 중 콘돔을 몰래 빼는 행위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성병 감염 등의 위험을 높여 여성에 대한 일종의 성폭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런 행위를 저지른 남성들이 온라인에서 버젓이 자랑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알렉산더 브로드스키 변호사 조사연구팀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일부 남성들은 ‘콘돔 몰래 빼는 행위’의 팁을 상호 교환하고 행위를 옹호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브로드스키는 영국여성법률센터 소속 변호사다.
그는 “여성들은 일부 남성들의 이런 행위에 공포를 느끼고 있으나, 정작 이를 저지른 남성들 가운데 상당수는 온라인상에서 뽐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트너에게서 콘돔 몰래 빼는 행위를 당한 여성들은 자존심의 훼손, 성폭행을 당한 것 같은 트라우마(심리적 외상) 경험 등 피해 외에도 성병 감염과 임신의 위험에 노출된다.
브로드스키 변호사는 “많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남성들이 공공연하게 콘돔 몰래 빼는 행위를 마치 무언가 정복한 것처럼 뽐내고, 이에 대한 팁을 공유하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어떤 남성은 “콘돔이 여전히 끼워져 있는지 끊임없이 확인하는 ‘콘돔 감시자’ 여성과 잠자리를 같이하고 있다”며 툴툴거렸다. 또 한 남성은 “자신의 씨를 뿌리는 것은 남성의 권리”라고 주장했다.
콘돔을 착용하지 않고 성관계를 맺는 것을 옹호하는 ‘콘돔 없는 형제들’ (Bareback Brotherhood)이라는 단체도 있다. 이 단체의 창립자인 마크 벤슨은 파트너를 속이고 콘돔 없이 섹스하는 방법에 관한 정보를 온라인에 자주 퍼뜨린다.
또 콘돔 없는 섹스에 관한 토론 전용 웹사이트 ‘번식 지대’(Breeding Zone) 는 사용자들이 조언을 구할 수 있는 포럼을 열어 운영하고 있다.
한 남성은 “여자 친구가 2년 만에 처음으로 콘돔 사용을 요구해 곤혹스럽다”며 어떻게 하면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콘돔 없이 섹스할 수 있는지 조언을 구했다. 이에 대해 “당신은 남자야. 그녀의 멱살을 꽉 잡고 피임약을 먹으라고 윽박질러”라는 답변이 올라왔다.
콘돔에 구멍을 뚫어 냉장고에 보관하면 콘돔이 더 잘 찢어진다는 정보를 올린 남성들도 많았다. 콘돔 몰래 빼는 행위에 적합한 ‘스텔스 콘돔’을 살 경우 매번 찢어지는 것을 보장한다는 글도 있었다.
브로드스키 변호사는 “콘돔을 상대방 몰래 빼는 행위에 대한 형법소송은 극히 어렵다”며 “이 행위에 의한 피해자를 돕는 관련 법률의 제정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1월 스위스 로잔의 연방대법원은 성관계 중 파트너 모르게 콘돔을 벗은 남성에게 성폭행 혐의로 유죄판결을 내린 바 있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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