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정자 건강에 해롭다(연구)
전자담배가 남성의 정자에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전자담배 속의 향을 내는 화학물질의 독성이 난자를 향해 가는 정자의 ‘수영 능력’을 감퇴시킨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새로운 흡연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전자담배에 대해 제기돼 온 우려를 뒷받침하는 것이다. 향을 풍기는 대표적인 대중상품인 풍선껌이 고환에서 정자의 생산을 돕는 세포를 죽인다는 연구결과와도 겹친다. 담배가 남성 정자의 DNA를 해쳐 생식능력을 저하시킨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반면 전자담배는 건강한 흡연 수단으로 선전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는 그 같은 선전이 잘못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영국 유니버시티컬리지런던의 연구팀이 밝혀낸 것이다. 연구팀은 심지어 니코틴이 포함돼 있지 않은 전자담배조차도 풍미를 내는 화학물질에 의해 정자에 유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화학물질은 포름알데히드 등 발암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는 것이다.이번 연구결과는 샐포드 대학의 연구팀이 버터볼이나 멘솔과 같은 방향제가 기관지 세포를 죽여 폐를 손상시킬 수 있다고 밝혀낸 것과도 상통한다.
이번 주에 에든버러에서 열린 영국 생식 콘퍼런스에 제출된 이번 연구논문의 주저자인 헬렌 오닐 박사는 “이 같은 결과는 충격적”이라면서 “전자담배는 흡연자들을 위한 건강한 대안으로 선전돼 왔지만 그렇지 않다는 걸 드러냈다”고 말했다.
한편 시중에는 7,000여 종의 전자담배 방향제가 있는데 이번 실험에는 가장 많이 팔리는 계피향과 풍선껌, 두 개의 제품이 쓰였다. 또 30명의 남성으로부터 정자 표본을 추출했다. 오닐 박사는 전자담배 방향제에 대한 규제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신우 기자 help@bodi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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