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에 좋다던 감초, 가임기에는 '독'
난소의 성호르몬 생성 방해
감초의 화합물인 ISO(이소리퀴리티제닌)가 난소의 성호르몬 생성을 방해하는 것으로 연구결과 밝혀졌다고 의학전문 메디컬익스프레스가 최근 보도했다.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조디 플로즈 교수(비교생명과학) 연구팀이 생쥐의 생식조직에 대해 실험한 결과에 따르면 감초에서 추출한 화합물인 ISO가 난소의 스테로이드 성호르몬 생성을 방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ISO 성분이 난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첫 성과로 평가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높은 농도의 ISO 성분에 노출된 생쥐들에서 호르몬 생성에 관여하는 주요 유전자의 발현 빈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테스토스테론을 에스트로젠으로 바꾸는 효소인 아로마타아제의 유전자 발현 빈도가 50% 이상 낮아졌다. 에스트로젠은 건강한 뇌·뼈·심혈관계에도 중요하기 때문에 에스트로젠 수치가 장기간 정상치에 못 미치면 시스템에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플로즈 교수는 “인체에서 아로마타아제가 50% 이상 줄어들면 생식능력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고 밝혔다.
감초 뿌리와 정제된 형태의 ISO는 생약 성분의 보조제, 차, 사탕, 담배의 향미료 등으로 쓰인다. ISO는 안면홍조 등 여성의 폐경기 증상을 완화하는 용도로 시장에서 팔리고 있다. 여러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감초 뿌리는 유방암·전립샘암·대장암 등에 대한 항암 효과를 지니고 있으며, 이 같은 속성이 난소의 성장과 발달에 유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플로즈 교수는 “다른 아로마타아제 억제제는 이미 종양학에서 에스트로젠에 반응하는 종양의 성장을 막는 용도로 쓰이고 있으나, 이는 가임기 여성의 생식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아로마타아제를 억제하기 위해 ISO를 사용하면 다른 아로마타아제 억제제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 플로즈 교수는 “ISO 용량과 타이밍에 따라 어떤 조직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며 “예컨대 난소에서 아로마타아제를 줄인다면 에스트로젠을 줄일 수 있고 따라서 생식을 막을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내용은 ‘생식 독성학’저널에 발표됐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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