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폐경학


누구나 스피치 할 때는 듣는 이들에게 뭔가 감동을 주려고 합니다. 강의를 하든 연설을 하든 마찬가지지요. 그리고 사람마다 그 방법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나는 두 가지 혹은 그 이상의 사실들 아니 감정들을 섞음으로써 이를 시도해 보곤 합니다.

 

며칠 전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되었던 아태폐경학회연합회(APMF) 개회식에서 각국 대표들의 보고(country report)가 있었는데, 한국대표는 항공편이 잘못되어 자리에 없었고 잠시 장내가 웅성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나는 얼른 벌떡 일어나서 앞으로 나갔고요. 자료는 프로젝트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내용을 모르는 나는 딴 소리라도 해야 했습니다.

 

“현재 지구 상의 인구는 74억인가 되는데, 그중 60퍼센트 이상이 아시아인입니다. 그리고 이들 나라의 현 폐경 여성들은 전쟁, 기아, 남존여비 사상 등등으로 엄청난 고생들을 한 분들입니다. 우리는 ‘레이디 퍼스트’의 문화 속에서 살아온 유럽이나 미국의 폐경학이나 들추어 보고 있어서는 안 됩니다. 각 나라의 고유하고 훌륭한 문화들을 되살리며 어떻게 이들을 도와줄까를 연구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는 이 학회가 끝날 때까지 스타가 됩니다. 복도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이 같이 사진을 찍자는 횟수로 이를 확신합니다. 이런 취지의 내용은 20년도 더 전인 199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이 학회창립총회 때 얘기했던 내용과 일치합니다. 거의 한 세대가 지나는데 나 이외의 누가 이를 기억하겠습니까? 마음 놓고 재탕을 한 거지요.

 

기실 이 학회는 호주에서 발의해서 출발을 한 거지만 그 날 투표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아 내가 초대회장이 되는데 그건 내 그날의 스피치 때문이었다고 지금도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도 ‘얼굴마담’처럼 불려가고요. 자랑이라고 하는 말이 아닙니다. 더 늦기 전에 나의 방법을 얘기해드리고 싶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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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file

    부산의대 정년퇴임 후 서울여대 치료전문대학원 객원교수로 10년간 ‘성학’을 강의했다. 아태폐경학회연합회(APMF), 한국성문화회, 대한성학회 등의 초대회장을 지냈으며, 국제심신산부인과학회(ISPOG) 집행위원, 대한폐경학회 회장, 대한심신산부인과학회 회장 및 세계성학회(WAS) 국제학술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부산대학교 명예교수이다. <단기고사는 말한다>, <사춘기의 성>, <성학>, <섹스카운슬링 포 레이디>, <시니어를 위한 Good Sex 오디세이> 등 다수의 저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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