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도중 화장실이 급하면?


섹스를 하다 말고 갑자기 화장실로 달려가고 싶은 때가 있었다. 요로 감염증의 증상 중 하나가 오줌이 잦은 거라던데, 이 나이에 벌써 요실금이냐, 오르가슴으로 근육이 수축하니까 방광에 영향을 주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 등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당시 내가 자주 가는 인터넷 섹스 커뮤니티가 있었는데, 익명 게시판에 ‘오줌’이라는 키워드를 치자마자 관련 글이 주르륵 몇 페이지를 넘겼다. 내용을 보니 다들 나와 비슷한 고민을 했구나 하고 안심했다. 검색을 하다가 어느 익명 회원의 피스톤 운동 중에 시트를 조금 적셔버렸다고 고백한 글을 보았다. 절정으로 가는 피스톤 운동 중에 참지 못하고 ‘액체’가 흘러나왔다나. 자기는 어디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을 정도로 부끄러웠는데, 남친은 그게 바로 ‘여성의 사정'이라며 오히려 뿌듯해하는 눈치였다고. “섹스하다가 흥분해서 나온 체액이라고 보기엔 양이 너무 많고, 또 투명해서 아무리 봐도 그냥 오줌 같더라고요...”라고 글이 마무리되었다. 지금 그 익명 회원을 만날 수만 있다면 두 손을 꼭 붙든 채 말해주고 싶다.

“오줌이 거의 확실합니다.”

 

2001년 발표된 미국 메디컬 저널에서는 성행위 도중의 갑작스런 액체의 누출은 그냥 오줌이 맞는 걸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또, 2015년 프랑스에서 발표한 리서치에 따르면, 포르노에서 흔히 접하는, 스쿼팅 혹은 시오후키라고 부르는 여자 사정의 액체는 방광에서 나오는 것으로 소변과 성분이 같다고 했다. 스킨선에서 나오는 분비물은 흥분으로 인한 애액이 맞지만 나머지는 그냥 소변으로 봐야 한다는 것.

 

여하튼, 흥분을 하면 오줌이 마려운 경험, 누구나 있을 거다. 나의 시작은 초등학생 때였다. 평일 낮에 집안일을 도와주는 언니가 있었다. 그 언니는 일을 마치고 나면 부모님이 장롱에 숨겨둔 포르노 테이프를 보곤 했는데, 영화 감상에 방해를 받을까 봐 미리 나에게 팩 우유를 안겨다 주는 치밀함도 보였다. 나는 우유를 다 마시고, 인형 놀이를 하다 지겨워지면 슬그머니 언니 뒤에서 포르노를 훔쳐보곤 했다. 성기가 크게 화면에서 클로즈업되고, 배우들이 피스톤 운동을 격렬하게 하면 다리를 심하게 비비 꼰 기억이 난다. 그리고 사정 장면이 다가오면 예외 없이 오줌이 마려웠다.

방광은 질 앞벽에 가까운데, 그 질벽 근처를 자극하거나 흥분하면 방광이 눌리니 오줌이 마려운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인체 구조상 근접성 말고 보다 명확한 요인이 있었다. 자극적인 영상을 보기 전 항상 우유를 많이 마셨다. 액체를 많이 섭취하니 오줌이 마려운 건 당연한 일.

 

섹스를 시작하고, 한동안 피스톤 운동 도중에 화장실에 가고 싶어 안달이 난 때의 이야기다. 너무 흥분해서 내 방광이 예민해졌나 하는 생각에, 남자친구 몰래 흥분을 가라앉히려(?) 옆구리를 손수 꼬집기까지 했다. 가끔 특정한 섹스 자세가 배뇨감을 자극할 수도 있다. 나는 남자의 위에 앉을 때 유독 화장실에 가고 싶은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섹스를 하다가 오줌이 누고 싶은 기분이 들 때는 예방 차원에서 남자의 위로 올라가지 않았다.

 

잠자리를 가질 때마다 화장실이 급해 당혹스러웠던 때를 돌이켜 보면, 화장실에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스스로 만들었다. 카페에서 밥을 먹고 차를 마신 다음 영화를 보면서 소다를 마신다. 이어 술집에서 가볍게 술을 몇 잔 한 뒤에야 드디어 섹스를 하는 패턴. 침대에 뛰어들기 전까지 쉴 새 없이 음료를 몸에 들이부었다. 남자친구랑 만날 때 화장실에 자주 가는 건 왜인지 ‘예뻐’ 보이지 않는 것 같아 화장실을 참은 것도 문제가 있었다. 어느 순간 나의 데이트 패턴을 인지했고, 곧바로 섹스 도중 배뇨감 해결책을 찾았다. 남자친구와 만나면 우선 섹스부터 한 다음 차나 술을 마시러 갔다. 정말 노골적이고, 전혀 로맨틱하지 않은 데이트 순서지만 나로선 이유 있는 ‘조삼모사’였다. 바뀐 데이트 패턴 덕분인지 이후로 피스톤 운동 중에 화장실로 뛰어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섹스 전에는 물을 너무 많이 마시지 말자. 술과 카페인도 자제하면 도움이 된다. 또, 섹스를 염두에 둔다면 24시간 동안 마시는 음료는 되도록 1.5리터가 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인다. 아! 그리고 섹스를 하고 난 다음에는 되도록 자기 전에 오줌은 꼭 눈다. 요로 감염증을 예방하는 좋은 습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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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섹스 자기계발우화 <나는 발칙한 칼럼니스트다>의 저자. 경향신문사 40기 출판국 기자로 출발, <레이디경향>, 에서 생활팀 에디터로 활약했다. <주부생활>, <마이웨딩>, <스포츠칸>, , <싱글즈>, <엘르>, <코메디닷컴> 등의 신문, 잡지에 솔직담백한 섹스칼럼을 실어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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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 볼기짝이 뜨듯하면 100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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