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에서 로맨틱 가이로 바뀌는 법


로맨틱 가이가 되고 싶다면, 시작부터 애정이 느껴져야 한다. 섹스를 하자고 유혹하는 단계를 제대로 세우는 것도 애정이다. 전 남자친구 C가 침대로 날 초대하는 말은 ‘이리 와봐’ 였다. 강아지를 부르는 것도 아니고 이리 와보라니. 나를 만나기 전에 이미 섹스 경험이 있었는데도 나와 잠자리를 할 때면 부끄럼을 타는 남자였다. 처음 몇 번의 ‘이리 와봐’는 샤이 가이의 전형 같아서 그 말이 참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하지만 우리의 관계가 익숙해진 후에도 ‘이리 와봐’의 패턴은 변화가 없었다. 나는, 인간이라면 ‘성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남자는 이리 오라는 말 외에 딴 말은 없나 라는 생각은 점점 커져 결국 딴 남자를 찾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

 

오늘 밤, 로맨틱한 섹스를 즐기기로 작정했다면 파트너에게 친밀하게 다가가는 스킨십이 우선이다. 말보다는 스킨십. 우리는 대화를 원하는 게 아니라 섹스를 원한다. 섹스토크는 어디까지나 메인요리에서 장식용 야채 정도의 위치라는 걸 잊지 말자. 그러니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다. 상대의 팔이나 등, 머리칼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하고 싶다’, 라는 신호를 은밀하게 건넨다. 그런 다음 키스에 몰입해야 한다. 입술과 혀, 입속의 점막에는 감각신경이 많이 분포해있다. 그래서 키스를 하면 뇌가 예민하게 반응해 아드레날린이 배출되고 심장박동수를 급격히 증가시켜 로맨틱한 감정이 느껴지도록 한다.

 

또, 파트너의 성향에 맞게 키스를 창의적으로 구사하는 방법도 연구해 볼 것. 나는 이미 키스, 충분히 잘 하는데? 더 이상 개선의 여지는 없어, 라고 반항심이 들어도 한 발 뒤로 물러나 생각해보면 개선의 여지는 충분히 있다. 평소 초콜릿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여친을 위해 입술 사이로 초콜릿을 교환한다던지 립스틱 마니아인 여친을 위해 핫한 립스틱을 선물하면서 분위기를 잡는 것(예. 립스틱을 그녀 입술에 직접 발라주기) 등등 조금만 생각해보면 여러 가지 방법이 나온다.

 

여기까지 오는 과정을 로맨틱하게 연출하는 핵심은, 느리게 하는 것. 키스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최소 10분은 걸려야 한다. 키스 따위 후딱 해치우고 본론으로 가야지, 하는 마음이 들어도 참아야 한다. 옷 벗고 키스하고 피스톤 운동으로 들어가는 단계를 1분 만에 끝낼 줄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로맨틱한 남자는 참을 줄 안다.

 

모든 잘 되는 관계가 그러하듯이 연인 사이에도 반드시 보상이 있어야 한다. 오늘밤, 로맨틱한 남자로 변신할거다, 라는 설정을 스스로 했다고 하더라도 보상이 있어야 자신의 행동에 힘을 실을 수 있다. 상대방으로부터 기대하는 보상은, 당연히 당신의 변한 모습에 열렬하게 반응하는 파트너의 모습일거다. 스마트한 로맨틱 가이라면 상대방에게 쾌락을 더 주는 것으로 보상의 안전장치를 굳건히 한다. 여자의 몸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남자라면 여자를 ‘데우는’ 최고의 전희는 오럴 섹스라는 걸 알거다. 클리토리스뿐만 아니라 ‘비너스의 언덕’이라 불리는, 야트막한 산처럼 봉긋하게 부풀어 오른 그 곳과 그 곳의 무성한 ‘수풀’도 입술과 혀와 손으로 어루만져 줄 것.

 

이제 섹스 포지션의 단계다. 체위를 좀 더 로맨틱하게 구사하려면, 서로 맞닿은 피부 면적이 넓어야 한다. 남녀 모두 똑같이 천장을 바라보고 누운 스푼 자세를 추천한다. 서로 몸의 넓은 면적끼리 바싹 붙어 있고, 일체감을 깊게 느낄 수 있어 좋다. 시선이 둘 다 하늘로 향하는 것만으로도 낯선 자극이 되는 게 장점. 또, 남자의 입술이 여자의 목 뒤, 귀 옆에서 끊임없이 지분거릴 수 있어 여자로 하여금 더욱 쾌감에 몸서리치게 한다. 로맨틱한 남자는 놀고 있는 양손으로 그녀의 골반이나 중앙 부위를 가끔 쓸어내리는 동작도 잊지 않는다.

반대로 뒤집어 둘 다 시선이 바닥으로 향할 때도 몸이 최대한 서로 붙도록 자세를 취하면 한결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뒤에서 남자가 진입하는 자세의 변형인데, 남자의 다리는 여자의 다리 바깥쪽에 있되 서로의 발목이 엉켜 크로스되게 하는 것이 키포인트. 이 때, 남자는 팔꿈치에 힘을 실어 체중을 온전히 여자의 몸에 싣지 않도록 배려한다.   


글/ 윤수은 섹스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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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섹스 자기계발우화 <나는 발칙한 칼럼니스트다>의 저자. 경향신문사 40기 출판국 기자로 출발, <레이디경향>, 에서 생활팀 에디터로 활약했다. <주부생활>, <마이웨딩>, <스포츠칸>, , <싱글즈>, <엘르>, <코메디닷컴> 등의 신문, 잡지에 솔직담백한 섹스칼럼을 실어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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