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자존감


어떤 형태의 성 표현이던 그 큰 역할을 하는 것 중에 성적 자존감(sexual self-esteem)이 있습니다. 자존감은 흔히 얘기하는 자존심과는 물론 다른 것입니다. 자존심은 남이 나를 존중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생기는 좀은 유치한 마음이지만, 자존감은 내가 나를 존중하는 감정으로 그 안에는 자기의 가치를 스스로 지킬 뿐 아니라 약간 높이려는 감정도 들어 있습니다. 자기사랑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성학에서는 자기애(나르시시즘)와 혼동되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성적 자존감은 자기의 성을 긍정적이며, 존중하는 태도, 성적 감정에 정직하고 충실하게 받아들이려는 마음에서 출발합니다. 따라서 형태건 기능이건 자기의 성과 관련하여 뭔가 자신이 없고, 혹시 표현에 실패할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면 성적 자존감에 문제가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성적 자존감은 자신의 성생활뿐 아니라 인생을 떳떳하고 자신 있게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임으로 행여 자신의 성적 자존감이 빈약하다고 생각한다면 당장이라도 마음을 바꾸시길 바랍니다. 성적 자존감이 너무 낮으면 부부생활조차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인간이 하루아침에 창조되었든지 수백만 년의 생물학적 진화를 걸쳐 오늘에 이르렀든지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몸은 거의 완벽에 가까운 겁니다. 특히 성은 생물의 제일 본능인 생식을 위한 수단이므로 내 몸이 형태적으로나 기능적으로 문제가 있을 가능성은 별로 없습니다. 낮은 성적 자존감은 자신의 마음의 소산일 가능성이 크므로 일차적으로 자신의 마음으로 고치려는 생각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간혹 성폭력 피해자가 그 후유증으로 자기학대, 죄책감, 낮은 성적 자존감 등으로 고생한다는 논문이 발표됩니다. 물론 당연한 결과입니다. 그러나 지난 일에만 얽매여서 하나뿐인 인생을 망쳐서는 안 되므로 되도록 떨쳐버려야 합니다. 성적자존감계측(sexual self-esteem scale)에 의하면 포르노 여성 배우들이 일반 여성들에 비해 성적 자존감이 더 높다는 논문조차 있으므로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자신의 성적 자존감을 높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 봅니다.

 

우선 자신의 현재의 성을 받아들이고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좋을 겁니다. 성을 어렵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건 매일 밤 지구 상에서 3억 명 이상이 하는 행위입니다. 두 사람이 접촉과 즐거움과 재미와 유희를 위해 자신들의 몸을 쓰는 내용이라고, 두 사람이 사랑의 확인과 서로 받아준다는 사실의 확인을 위해 자신들의 몸을 쓰는 내용이라고, 두 사람이 결속과, 친밀 그리고 접촉을 위하여 자신들의 몸을 쓰는 내용이라고 생각하면서 우리 일상생활의 연장으로 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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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file

    부산의대 정년퇴임 후 서울여대 치료전문대학원 객원교수로 10년간 ‘성학’을 강의했다. 아태폐경학회연합회(APMF), 한국성문화회, 대한성학회 등의 초대회장을 지냈으며, 국제심신산부인과학회(ISPOG) 집행위원, 대한폐경학회 회장, 대한심신산부인과학회 회장 및 세계성학회(WAS) 국제학술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부산대학교 명예교수이다. <단기고사는 말한다>, <사춘기의 성>, <성학>, <섹스카운슬링 포 레이디>, <시니어를 위한 Good Sex 오디세이> 등 다수의 저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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