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고양이는 물론 인간과 98퍼센트의 유전자를 공유한다는 보노보도 음경에 뼈가 있다. 대부분의 포유류들이 갖고 있는 이 음경뼈(baculum)이 왜 인간에게만 없을까? 고고학자들에 의하면 음경뼈는 곧선사람(homo erectus) 때인 약 160만 년 전쯤 사라지는데, 그 이유는 일부일처제가 되면서 더 이상 경쟁할 이유가 사라졌고, 또 성교 시간이 워낙 짧기 때문이다.

 

자연계에서 거의 모든 동물들은 교미 중에 생명을 잃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의 수컷은 본능적으로 어떻게든 빨리 사정을 하고 돌아서려 한다. 진화성학 차원에서 보면 인간 남자에게도 빨리 마치고 돌아누우려는 유전자가 남아 있다고 보아야 한다. 실제로 사정을 하면 프로락틴이라는 호르몬이 갑자기 분비되면서 만사가 귀찮아지는 게 그 증거다. 다만 인간은 문화적으로 그렇게 하면 좋지 않다는 학습을 받았기 때문에 싫어도 많은 노력들을 한다. 인간을 제외한 자연계의 약 5천 400여 종의 포유류들의 수컷은 암컷의 생식기에 자신의 정액을 사정하는 것 이외에 다른 배려는 전혀 안 한다.

조루는 결코 어떤 실패도 아닌데, 인간은 자위행위 중에 생긴 조건반사까지 겹쳐 심한 패배감까지 느끼곤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이 그렇다면 이걸 이상이라고 할 수는 없다.

 

 

성의학계 조루 분야의 대가로 불리는 왈딩어(Waldinger) 박사팀이 2005년 5개국 남자 491명을 대상으로 삽입에서 사정까지의 시간을 측정한 결과, 40분을 넘긴 사람들 때문에 평균은 8분까지 올라가지만 중앙치는 6분 이하였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박남철 박사가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대한남성과학회 조루증연구회 보고를 보면 ‘시간에 관계없이 환자가 조루증이 있다고 하는 경우’가 31.3퍼센트였고, 5분 이내 사정하는 경우가 68.7 퍼센트에 달했다.

 

조루는 발기부전이나 성욕감퇴와 달리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자신이 조루라고 생각하는 남자의 부인은 자신을 변강쇠라고 생각하는 남자의 부인보다 훨씬 성적으로 행복하다’는 말이 있다. 그들은 부인이 모르는 동안에 엄청난 노력을 하기 때문이다. 또 꼭 술을 마시고 관계를 하려는 남자는 그것으로 조루 문제를 극복한 경험이 있는 것이다. 소위 인지치료의 일환이다. 술냄새 난다고 짜증내지 말고 함께 한 잔 마시면 즐거운 성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