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받으려면 빈틈을 보여라


똑똑한 여자도 빈틈이 있어야 남녀관계에서 매력이 있다. 내가 아는 똑똑한 여자들은 힘든 일이 있어도 절대로 힘들다고 얘기를 하지 않고 여러 가지 일을 척척 잘도 해 낸다. 그런데 막상 여자로서 행복한지를 생각해 보면 꼭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왜 그럴까?

 

직장일, 집안일, 시댁일 모두 완벽하게 소화해 내는 데도 남편이나 시댁에서는 그녀의 완벽함과 그녀의 경제력이 당연하다고 생각을 하고, 그녀의 노고를 고마워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어떤 경우는 “네가 좋아서 한 일이잖아!”라고 그녀 탓을 하는 경우도 있고, 남편이 외도를 하고서도 미안해하지 않고, “네가 너무 강해서 숨이 막힌다”고 부인에게 이유를 돌리는 남편도 있다. ‘곳간 열쇠는 마님이 갖고 사랑은 첩이 가진다’는 옛날 속담이 맞는 말인가? 그럼 똑똑한 마님은 남편의 사랑을 평생 가질 수 없는가?

 

똑똑한 여자는 사회적으로 성공했거나 전문직을 잘 해내고 있는 여자다. 그런데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으려면 한 가지 조건이 있다. 일을 거의 완벽하게 해야 하고, 남자와 경쟁해서 살아남아야 한다. 그래서 빈틈없이 일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있다. 그런데 그런 여성이나 남성은 뇌의 구조상, 성격상 사랑을 하는데 적당치가 않다. 왜냐하면 사랑의 행위는 부교감 신경이 관여하기 때문이다. 긴장하고, 경쟁하고, 완벽한 것은 교감신경의 역할이다. 부교감신경은 기도할 때, 슬픈 영화를 보고 울고 났을 때, 섹스를 할 때, 한 여름에 낮잠을 자고 났을 때 필요한 것이다. 기분 좋고 행복한 느낌, 무언가에 쫓기지 않고, 느긋한 느낌이 부교감신경이다. 그런데 경쟁에 익숙한 사람이 느긋해질 수 있을까? 파트너의 완벽하지 않은 행동을 이해하거나 내 버려둘 수 있을까?

 

이란에서는 아름다운 문양으로 섬세하게 짠 카펫에 의도적으로 흠을 하나 남겨 놓는다. 그것을 ‘페르시아의 흠’이라 부른다. 인디언들은 구슬 목걸이를 만들 때 깨진 구슬을 하나 꿰어 넣는다. 그것을 ‘영혼의 구슬’이라 부른다. 완벽한 것보다 하나 부족한 것이 우리에게 때로 필요하다는 교훈일 것이다. 이렇듯 우리는 완벽한 사람보다 어딘가에 부족한 듯이 빈틈이 있는 사람에게 인간미와 매력을 느낀다. 너무 완벽하면 들어갈 틈도 없고, 마음과 몸이 쉴 공간도 없어 보인다. 제주도의 돌담은 여간한 태풍에도 무너지지 않는다. 그 이유는 돌담에 있는 돌과 돌의 사이를 일부러 메우지 않았는데 그 틈새로 바람이 지나가기 때문에 세찬 바람에 돌담이 통째로 무너지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인간관계나 남녀관계도 마찬가지다. 남자나 여자가 숨을 쉴 수 있는 빈틈이 있어야 한다. 남자와 여자 사이에 물리적 틈새가 아닌 정신적 틈새가 존재할 때에 남녀관계가 유지가 된다. 내 마음에 빈틈을 내고 남자의 빈틈을 받아들이는 것이 세상의 고난에도, 어떤 위기에도 무너지지 않는 남녀관계를 유지하는 비결이다. 만약에 남자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다하고, 따질 것을 다 따지고, 오래전에 있었던 일까지 계속 곱씹으면 남자는 숨이 막혀서 사랑하는 감정이 죽고 말 것이다. 빈틈을 주고, 좀 부족한 듯 모르는 척해 주는 것이 남자를 살리는 비결이다. 사랑하기 위해서는 느긋함을 위한, 부교감 신경을 살려내기 위한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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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file

    박혜성 박사는 경기 동두천시 해성산부인과 원장이다.
    전남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석, 박사를 받았다.
    국립의료원, 서울강남의료원에서 산부인과 전공의,
    서울대병원에서 불임 전임의 과정을 마쳤다.
    대한성학회, 대한여성의학회, 대한불임연구회 정회원.
    (사)행복한 성을 출범시켜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방송, 언론 등을 통해서 성 지식을 전파하고 있다.
    《우리가 잘 몰랐던 사랑의 기술》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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