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30년대에 생겨난 여성 직업군

(좌)카페여급들이 발간한 잡지 여성(女聲). (우) 조선은행 앞에 등장한 '마네킹 걸'. 1929년 9월.


1920년대와 30년대는 급격한 도시화로 인하여 전에는 듣도 보도 못하던 새로운 여성 직업군이 생겨난다. 과거에는 여성의 직업이라면 부잣집의 식모나 공장노동자가 아니면 주로 성과 관련된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직업여성이라면 부정적으로만 생각했던 인식도 바뀌기 시작했다.

 

조선조 때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다방 여급인 ‘카페 걸’, 백화점 여직원인 ‘데파트 걸’, 전화교환수인 ‘할로 걸’, 식당의 ‘웨이트리스’, 버스 여차장인 ‘버스 걸’, 그리고 ‘엘리베이터 걸’, ‘빌리어드 걸’, ‘가솔린 걸’ 들이 등장했다.

 

그런데 어떤 형태로든 남자의 수발을 들어 주는 직업들이 더 많았다. 많은 여성들의 신체는 남자들에게 ‘보여지고’, ‘만져졌다’. 남자가 할 모든 사소한 일들을 대신해 주는 ‘핸드 걸’, 지팡이 대신 팔짱을 끼워주는 ‘스틱 걸’, 이발소에서 손톱을 다듬어 주는 ‘매니큐어 걸’도 있었고, 요즘 성행하는 ‘키스방’의 원조 격이라고 할 ‘키스 걸’까지 있었다. 박람회 여직원 중에 일금 오십 전에 키스를 팔다가 내쫓긴 여자가 있다는 기사가 신문에 나기도 했다.

 

카페여급들이 ‘우리도 직업여성이다’라 외치며 1934년 4월 ‘여성(女聲)’이라는 잡지 창간호를 발간하기도 했다.

<김원회 저 ‘한국성사’. 31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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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의대 정년퇴임 후 서울여대 치료전문대학원 객원교수로 10년간 ‘성학’을 강의했다. 아태폐경학회연합회(APMF), 한국성문화회, 대한성학회 등의 초대회장을 지냈으며, 국제심신산부인과학회(ISPOG) 집행위원, 대한폐경학회 회장, 대한심신산부인과학회 회장 및 세계성학회(WAS) 국제학술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부산대학교 명예교수이다. <단기고사는 말한다>, <사춘기의 성>, <성학>, <섹스카운슬링 포 레이디>, <시니어를 위한 Good Sex 오디세이> 등 다수의 저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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